일본 교토의 대표 관광지 아라시야마 대나무숲이 일부 관광객의 낙서로 훼손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교토시는 최근 약 7000그루의 대나무를 조사한 결과 350그루 이상에서 칼이나 열쇠로 새긴 흔적을 발견했다. 낙서에는 알파벳, 일본어, 한자뿐 아니라 한글 이름과 하트 문양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일부에는 방문 날짜까지 적혀 있어 관광객의 의도적 행위로 보인다.
교토부립식물원은 “대나무는 표면이 손상되면 다시 복원되지 않는다”며 훼손된 대나무의 벌채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교토시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일부 대나무에 보호용 녹색 테이프를 부착했으나, 경관이 훼손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시카와 게이스케 아라시야마 상가회 회장은 “추억은 대나무에 새기지 말고 마음에 새겨달라”며 관광객들에게 예절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나라 망신” “같은 한국인으로서 부끄럽다”는 등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아라시야마 대나무숲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천룡사 북쪽에 위치한 산책로로, 영화 게이샤의 추억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한편 교토시는 2018년에도 100여 그루의 대나무가 낙서로 훼손되자 일본어와 외국어로 된 주의 표지판을 세운 바 있다. 이번 사건으로 다시 한 번 관광지 예절과 시민의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