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다리 위에서 피어난 한일 청소년들의 우정

– 축제를 통한 전통과 미래의 만남 –

일본은 ‘축제의 나라’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사계절 내내 전국 곳곳에서 다채로운 축제가 열린다. 마을마다 고유한 전통을 살린 축제는 세대를 잇고 공동체의 뿌리를 지키는 살아 있는 문화유산이다. 도로가 막히고 불편이 생겨도 주민들은 너그럽게 받아들이며 모두가 함께 참여한다. 축제의 뜨거운 한가운데에는 언제나 어린이들이 있다. 그들은 구경꾼이 아니라 주인공이다. 상징물을 들고 마을을 누비며 어른들과 호흡하는 모습 속에서 공동체의 일원으로 자라나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은 즐거움을 넘어 역사와 문화를 몸으로 배우는 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전통을 이어받은 어린이들이야말로 한 나라의 미래이며, 그들이 축제를 통해 배우는 공동체 정신은 세대를 이어주는 가장 강력한 끈이다. 우리나라에도 추석, 설날, 단오와 같은 명절이 있었지만 도시화와 변화 속에서 그 의미가 희미해지고 있다. 발전과 변화가 필요하듯, 전통을 지키는 노력도 그만큼 절실하다. 교육 현장에서 전통과 현대를 균형 있게 가르치고, 아이들이 지역 축제와 전통놀이에 참여하도록 기회를 넓히는 일은 곧 사회의 유대감과 정체성을 강화하는 길이 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난 8월 6일 열린 일본 수도권 중·고생 K-POP 커버댄스 대회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5회째를 맞이한 이번 대회는 일본 청소년들이 한국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직접 체험하는 장으로, 12개교 20팀 112명의 학생이 참가해 열정을 펼쳤다. 300명 이상의 관객이 함께 어우러진 현장은 그야말로 한일 청소년 문화 축제의 장이었다. 특히 수도권 유일의 민족학교인 동경한국학교 학생들이 선보인 사물놀이와 K-POP 찬조 공연은 한일국교 정상화 60주년의 의미를 한층 빛냈다.

대회를 후원한 한국 기업들은 왕복 항공권, 호텔 숙박권, 공연 티켓, 굿즈 등 푸짐한 경품을 준비했고, 대상·우수상·인기상·심사위원상 등 다양한 부문에서 학생들의 열정을 격려했다. 수상하지 못한 팀에게도 ‘가가야키상(빛남상)’을 수여하며 모두의 도전을 축하한 모습은 대회의 따뜻한 의미를 잘 보여준다.

또한, 8월 1일 동경도 미나토구 마을 축제에서는 동경한국학교 초등부 학생들이 사물놀이와 K-POP 무대를 선보이며 일본 주민들에게 한국 문화를 소개했다. 한국의 음악, 음식, 화장품, 그리고 생활 문화까지 일본 일상 속에 깊숙이 스며든 지금, 민간 차원의 교류는 두 나라의 거리를 좁히는 가장 아름다운 다리가 되고 있다. 역사와 영토 문제처럼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청소년들이 함께 웃고 노래하며 문화를 나누는 순간만큼은 국경도, 언어도, 과거의 상처도 묻혀진다. 60년의 교류가 쌓아 올린 신뢰 위에 앞으로 70주년을 더욱 평화롭고 행복하게 맞이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문화는 서로를 이해하게 하는 가장 부드럽고도 강한 힘이다. 그리고 그 힘은 지금, 우리의 축제 속에서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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