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슈칸 전쟁박물관, 역사 해석을 둘러싼 논란

도쿄 치요다구 야스쿠니 신사 경내에 자리한 유슈칸 전쟁박물관은 1882년 메이지 정부가 일본군의 전공을 기리기 위해 설립한 최초의 군사 사료관이다. 개관 초기에는 메이지 유신 이후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등 주요 전투의 기록과 병장기, 장병 유품을 수집·전시하며 일본의 근대 군사사를 기록하는 역할을 맡았다.

2002년 전시관 증축과 함께 관람 동선이 대폭 확장되면서, 태평양전쟁을 ‘아시아 해방 전쟁’의 연장선으로 해석하는 전시 구성이 강화됐다. 내부에는 함포 모형과 참전 병사의 유품, 영상 자료 등이 배치돼 있어 관람객은 일본의 군사 역사를 체험하듯 둘러볼 수 있다. 특히 역사적 사실을 해설하는 다큐멘터리형 영상에서 일본의 전쟁 행위를 서구 열강의 식민주의 억제 차원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두드러진다.

이 같은 전시 방향은 중국·대한민국을 비롯한 아시아 인근국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난징대학살 등 제국주의 시기의 수많은 전쟁범죄에 대한 언급이 사실상 전무할 뿐 아니라, 전쟁 책임을 미화하거나 경시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피해국들은 유슈칸이 사실상의 ‘역사 수정주의’ 기관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보고하며, 일본 정부 차원의 공식 역사 인식을 대변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운영 주체인 야스쿠니 신사 측은 종교 기관으로서 전시 내용에 대한 자율권을 강조하며 비판에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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