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列島 고대 사회에서는 ‘倭(왜)’라는 명칭이 중국과 한반도 사서에 주로 기록됐다. 후한서·삼국지 위서 동이전 등에서 왜인은 동아시아 연안에 거주하던 사람들로 소개됐다.
6세기 말 신라·백제와의 외교문서에서 일본을 ‘倭’ 대신 해뜨는 곳이라는 의미의 ‘日本(닛폰·니혼)’으로 표기하기 시작했다. 607년 수나라에 파견된 일본사절단 문서에 ‘日本’이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이 최초 사례로 알려졌다.
7세기 중반부터 중국 당나라 기록에도 ‘日本’ 명칭이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당 고조의 연호인 무덕(武德) 연간에 편찬된 당서에는 “倭國 스스로 태양이 떠오르는 곳이라 하여 일본이라 칭했다”는 대목이 포함되어 있다.
701년 다이호 율령 반포로 일본의 율령체제가 완성되면서 ‘日本’이 국호로 확립됐다. 율령 반포 이전까지 일본 열도 내부에서도 오래된 ‘倭’ 명칭이 혼용되었으나, 다이호 체제와 함께 일본 정부는 공식 문서와 외교문서에 ‘日本’을 일관되게 사용하도록 전면 개정했다.
이처럼 일본이라는 국호는 ‘동쪽에서 떠오르는 해’라는 자연 현상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당시 동아시아 중심지였던 중국과 한반도에서 본다면, 대양 너머에 자리한 일본이 곧 태양이 떠오르는 방향에 놓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