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따이한’ 국가적 과제로 부상…이 대통령, 외교부에 공식 대책 주문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과 현지 베트남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2세, 일명 ‘라이따이한’ 문제가 공식적으로 국가 차원의 의제로 떠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외교부와 보훈부 장관에게 “베트남 라이따이한 문제와 관련해 국가 차원의 공식 대책이 마련돼 있는지”를 직접 질의했다. 라이따이한 문제가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에 의해 직접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국가가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라이따이한은 베트남어로 ‘잡종’을 뜻하는 ‘라이’와 ‘대한’을 뜻하는 ‘따이한’의 합성어다. 1964년부터 1975년까지 한국군 파병 기간에 태어난 이들은 전쟁 이후 베트남 내에서 ‘적의 아이’라는 이유로 차별과 냉대를 받아왔다. 정확한 인구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백에서 수천 명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올해 초부터 라이따이한 등 해외 거주 혼혈 2세 지원을 위해 재외동포청의 ‘정체성 함양 사업’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라이따이한은 코피노(한국-필리핀 혼혈아)와 함께 재외동포 지원 대상에 공식 포함됐다. 한국어 교육, 취업 지원 등 실질적 프로그램이 제공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통령의 공식 질의를 계기로 라이따이한 문제가 더 이상 민간 차원의 관심사가 아닌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외교·사회적 문제로 전환됐다고 평가한다. 다만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예산 마련과 정책 실행 계획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제 라이따이한 문제는 과거의 역사적 문제에서 벗어나 현재 한국 사회와 국가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자리 잡았다. 정부의 후속 조치에 국내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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