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일본 언론은 한일관계의 미래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일본 교도통신은 4일 “이 당선인은 일본과 협력 의사를 표명했으나 지지 기반 세력은 일본에 비판적 성향을 보이고 있어 향후 양국 관계는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교도통신은 “이 당선인이 선거 기간 중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일 정책을 ‘굴욕 외교’라고 비판했지만, 일본과의 협력 필요성도 강조했다”며 “일본 정부는 역사 문제에서 이 당선인의 대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가능한 한 빨리 정상회담을 열어 한일 협력 기조를 확인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한일 관계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을 위해 한미일 협력이 필수적”이라면서도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문제 등 역사 이슈를 이 당선인이 어떻게 다룰지에 따라 양국 관계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외신들은 이재명 당선인이 실용적 접근을 취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이 당선인이 한미 관계에서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고 실용주의 노선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며 “트럼프 정부의 강경한 대중국 압박이 한국 외교에 도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어 “이 당선인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중점을 두고, 윤석열 정부 시절 악화됐던 한중 관계를 회복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선거 결과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령과 탄핵에 대한 심판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윤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촉발된 혼란이 결국 이재명 당선의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고, BBC도 “윤 전 대통령의 계엄령 시도가 국민의힘과 보수층을 분열시켰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20대 이하 유권자의 성별에 따른 지지 후보가 극명히 갈린 것에 대해 로이터 통신은 “Z세대 내에서 정치적 성별 격차가 세계적으로 심화되는 현상의 일환”이라며 “최근 북미, 유럽, 아시아 국가들의 선거에서도 20대 남성이 우파로, 여성은 좌파로 이동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