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예술 1세대 이성순 이화여대 명예교수 별세

이성순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 명예교수가 지난 17일 낮 12시 30분께 별세했다. 향년 82세.

고인은 1942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숙명여고와 이화여대 생활미술학과 및 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미국 시카고예술학교(현 SAIC) 섬유미술과에서 유학을 마치고 1979년부터 국민대와 이화여대에서 섬유미술을 강의했다.

1992년부터 2008년까지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염색공예’가 ‘섬유예술’로 변화하던 시기를 이끌었다. 1983년 배만실 이화여대 교수, 이신자 덕성여대 명예교수, 박숙희 숙명여대 명예교수, 김지희 자연염색박물관장 등과 함께 한국섬유미술가회를 창립했고, 2002년과 2003년에는 제9·10대 회장을 역임했다.

2000년에는 SAIC 교환교수로 다시 미국을 방문해 보자기 디자인에 집중했으며, ‘6월의 우산’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2004년에는 제자들과 함께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섬유수공예 전문점 ‘이결(E‑Guyll)’을 열어 이화여대 최초의 브랜드 사업장을 선보였다. 이후 이화여대 브랜드 ‘이맘(도자식기)’, ‘이감(패션)’ 등이 차례로 출시됐다.

김현태 전 한국섬유미술가회 회장은 “면에서 벗어나 실크·모시·벨벳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고인의 실험정신이 보자기와 우산 등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섬유 디자인 문화상품 창출의 토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2010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SAIC로부터 명예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는 서울 청계천 3가의 상가 건물 7층에서 생활하며 전통적 주거양식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태 전 회장은 “원칙과 정직을 중시한 고인은 섬유예술 발전에 큰 족적을 남겼다”고 회고했다.

유족으로는 남편 김환수 전 주한미국공보원 문화담당고문과 1남1녀, 사위 장문성 삼성치과 원장, 며느리 정수연 주한미군사령부 군사통역관 등이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17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0일 오전 7시 40분, 장지는 천안공원묘원이다. 문의 02-2227-7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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