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유사시 ‘최후의 보루’…한미 핵심 군사지휘시설 ‘벙커’

한반도 위기 발생 시 정부와 군의 핵심 지휘 기능을 담당하는 전략시설들이 전국 각지에 산재해 있다. 유사시 주요 결정이 내려지고 군사작전을 통제할 이들 벙커와 지휘통제소는 그 존재와 위치가 오랫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으나, 최근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시설별 주요 내용을 정리한다.

가장 중요한 곳으로 꼽히는 시설이 바로 한미연합사령부의 핵심 지휘통제소인 CP 탱고(Tango)다. 경기 성남시 수정구의 야산 지하 깊숙이 자리 잡은 CP 탱고는 1970년대 냉전시대 당시 북한의 기습 남침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구축됐다. 한미연합사의 전략적 지휘가 이루어지는 장소로, 전면전 상황에서 대통령과 한미연합사령관 등 최고지휘관들이 작전을 지휘할 시설이다.

미군 전용 지휘시설인 CC 서울(Command Center Seoul)은 서울 용산구 용산기지 내에 있다. 미8군과 주한미군사령부의 주요 지휘시설로 활용되어 왔다. 주한미군 병력의 이동과 작전통제가 이루어지는 중추로서, 전시에는 전방의 전투상황을 직접 통제할 예정이다.

대구에는 CP 오스카(CP Oscar)가 위치해 있다. 대구 남구 캠프 워커(Camp Walker) 내에 구축된 이 지휘시설은 한반도 남부지역과 부산항을 통한 미군 증원 병력의 진입을 감독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국가 최고지도자의 생존과 지휘통제를 위한 시설로는 청와대 지하벙커가 있다.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부지 아래 깊숙이 위치한 이 시설은 핵공격 등 최악의 상황에서도 대통령이 국가통수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군과 정부의 주요 시설로는 B 시리즈 벙커가 있다. 관악구의 B1 벙커는 한국군 전용으로, 지상과 완전히 분리되어 작전수행과 전략 지휘를 담당한다. 2012년 8월 국방부 청사에 건립된 용산구의 B2 벙커는 합동참모본부가 사용하는 핵심 지휘시설로, 한국군 전체의 작전상황을 통제한다. 관악구에 위치한 B5 벙커는 정부 고위 공무원용 시설로서 전쟁 및 긴급 재난 상황에서 행정부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군사 행정 중심지인 충남 계룡시 계룡대 내 벙커는 육·해·공군 본부가 집결된 한국군 지휘체계의 핵심 거점이다. 유사시 군 최고 수뇌부가 집결해 주요 군사 결정을 내리고, 지휘체계를 유지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시설들은 평시 철저한 보안 아래 운영되며, 유사시에는 즉각적인 군사 대응과 국가 통치를 유지하는 핵심적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한반도의 안보 상황을 가늠하는 바로미터이자, 전쟁억제력의 상징으로 이들의 역할과 중요성은 앞으로도 더욱 강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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