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왕위 서열 2위인 히사히토 왕자가 대학 입학을 앞두고 논란의 중심에 섰다. 왕족 특혜 의혹부터 왕실 계승법 개정 문제까지 다양한 쟁점이 불거지며 일본 사회가 떠들썩하다.
히사히토 왕자는 올해 일본의 명문 국립대 중 하나인 쓰쿠바대에 입학한다. 그러나 입학 과정에서 공통시험을 면제받고 학교장 추천으로 합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혜 논란이 일었다. 일본에서도 명문대 입시는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하는 만큼, 일반 수험생과의 형평성 문제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또한, 쓰쿠바대는 도쿄에서 약 70km 떨어져 있어 왕자의 통학 방법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숙사 생활, 자취, 차량 이동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왕족의 신변 보호 문제로 인해 쉬운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대학 부지 내 정체불명의 건물이 신축되면서 “히사히토 왕자를 위한 숙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대학 측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세금 사용과 관련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일본 정치권에서는 다시금 왕실 계승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일본 왕실법(황실전범)상 여성은 왕위 계승이 불가능하며, 결혼 시 왕족 신분을 상실한다. 이에 따라 나루히토 일왕의 외동딸 아이코 공주는 왕위 계승 서열에서 제외된 상태다. 반면, 후미히토 왕세제의 아들인 히사히토 왕자는 왕위 계승권을 유지하고 있어, 왕실 계승이 불평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왕실 고령화 문제도 일본 사회의 큰 우려 중 하나다. 현재 일본 왕실에는 성인 남성이 단 5명뿐이며, 그중 히사히토 왕자를 제외하면 모두 고령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여성 일왕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계승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보수적인 기득권층을 중심으로 남성 계승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강해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을 전망이다.
히사히토 왕자의 대학 입학을 둘러싼 논란이 단순한 학업 문제가 아니라 왕실 제도의 근본적인 개혁 논쟁으로 번지고 있는 만큼, 일본 사회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